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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끔 책을 보며 ‘이거 내가 쓴 건가?’ 하며 소름이 쫙 끼칠 때가 있다. 최근 읽은 ‘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’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.
제목처럼 나도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. 어릴 때부터 늘 실수하고 물건을 잃어버리고 중요한 일을 까먹고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. 나만 아는 농담을 해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, 머리로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손은 이미 뜨거운 냄비를 만지고 있다. 나에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.
남들을 만날 땐 바다신릴게임 그런 결점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. 분위기를 맞추려,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했다. 당연히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.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온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축 늘어졌다. 이러니 점점 사교 자체를 피하게 됐다.



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 l 메러디스 카 바다이야기릴게임2 더 지음, 이진 옮김, 수오서재(2025)


변화가 시작된 것은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(ADHD) 진단을 받고 나서다. 치가 떨리게 싫었던 나의 부끄러운 모습들은 에이디에이치디의 공통적 특성이었다. 원래부터 그럴 수밖에 없었다니! 절망스러워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구원받은 기분이었다. ‘네 바다이야기무료 탓이 아니야’ 그 말이 하늘에서 들려오는 듯했다.
‘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’는 성인 에이디에이치디가 같은 성인 에이디에이치디를 위해 쓴 책이다. 책의 차례를 보자. 과잉행동, 반추, 불면증, 모 아니면 도, 비위 맞추기, 거절 민감성 불쾌감, 가면 쓰기… 키워드를 읽어 내려가는 내내 소름이 끼친다. 누가 내 영혼을 여기에 박제했어? 릴게임야마토 상대방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하다가 조금의 침묵이라도 생기면 내 탓이 아닐까 끝없이 반추하고, 마치 거절이라도 당한 양 기분이 침울해지는 내가 여기 그대로 들어 있다!
책은 마냥 공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. 에이디에이치디가 어떻게 하면 자신의 특성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행동할 수 있을지 상세하고 건설적인 제안을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해준다. 에이디에이치디를 위한 사려 깊은 매뉴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
저자 메러디스 카더는 말한다. ‘이 책은 당신을 고칠 수 없다. 그러나 당신이 고쳐야 할 대상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버리는 것을 도울 수는 있다.’
우리 모두는 고장 나지 않았다. 단지 남들과 다를 뿐이다. 나만을 위한 방식을 찾아가면 된다.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있다면, 결점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.



이다 l 작가, 일러스트레이터. ‘이다의 도시관찰일기’ ‘내 손으로, 치앙마이’ 등을 그리고 썼다.